나만의 탁월성을 찾아서 #3

2022, 나

나의 탁월성을 찾기 위한 4번째 글은 성격과 기질에 대해 얘기를 풀어볼까 한다. 어떤 전문기관에 들러 심리검사를 한다고 하면 주로 하는게 MMPI와 TCI 검사이다. 그 중 TCI 검사는 나의 성격과 기질에 대해서 체크해 볼 수 있는 검사이다. 내가 해당 검사결과지를 들고 있지는 않지만, 검사 결과에 대해 들었던 것 중에 희미하게라도 기억에 남은 것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먼저, 기질은 내가 본디 갖고 있는 성격으로 자극에 대해 자동적으로 나오는 정서적 반응 특성을 뜻한다. 성격은 반대로 개인을 특성짓는 의식적인 행동 양식을 뜻하는데, 내가 느끼기론 기질은 바뀔 수 없는 것, 성격은 바꾸어나갈 수 있는 것으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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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질은 4가지 척도가 있는데, 자극추구/위험회피/사회적민감성/인내력이다. 나는 자극추구와 사회적민감성은 높은데, 위험회피와 인내력은 낮았다.

 

#자극추구

평소에도 간 곳을 다시 가는 것보다 새로운 맛집, 카페, 놀거리 등등을 찾아나서는 것을 좋아하고, 여행도 항상 새로운 곳에 가는 편이다. 카페도 매 분기마다 메뉴가 바뀌는 곳을 좋아한다. 항상 새로운 자극을 찾아다니고, 그 과정을 즐긴다. 하지만 업무에 대해서는 변화하는 것보다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더 좋아하는 듯하다. 그건 업무에서 '자극추구'의 행복보다 '실수', '자책감' 등의 불안 요소가 더 크기 때문에 그런 듯하다.

 

#위험회피

내가 어떤 것에 불안을 느끼는지 체크하면서 깨달았는데, 나는 내 안전이나 가족의 안전에 대해 조금 걱정이 덜한 편인듯 하다. 강풍 경보가 뜬 제주도에서 폭포가 아래에서 위로 솓구치는데도 무서운 게 아니라 신기했다. 거기다 부모님은 한술 더 떠서 바다 가까이까지 가서 보기도 했다. (우리 부모님이지만 정말 대단한 분들이셔, 정말)

그리고 나는 밤에 가족이 연락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편이다. 잘 덤벙거리는 편인 나는 저녁 시간 때쯤이면 핸드폰 배터리를 충전 못해서 핸드폰이 꺼진 채로 집에 간 적이 많아, 밤에 연락이 되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는 실수가 있었겠지 라고 생각이 들고 걱정이 별로 들지 않는다. 또, 애인이 연락이 되지 않아도 걱정이 안되는 편인데 이것도 아마 위험회피 성향에 속하려나? 전반적으로 살면서 일어나는 일들의 위험도를 낮게 평가하는 편이다.

 

#사회적민감성

사회적 민감성이 뛰어나면 다른 사람의 의도도 잘 파악하고, 눈치가 좋은 편일 수 있다. 나는 이 사회적 민감성이 꽤 높다. 사회적 민감성만 높으면 좋을텐데, 타인의 반응의 원인을 '나'한테서 찾는 편이라 다른 사람의 부정적 반응 혹은 부정적인 의견에 나는 쉽게 눈치를 보고 상처를 받는 편이다. 원인을 '나'한테서 찾는 것은 문제 해결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타인은 내맘대로 안되니까)과 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있어서가 아닐까. 지금은 나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것을 멈추는 방법을 천천히 배워나가고 있다.

 

#인내력

이 부분이 가장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인내력이 기질적으로 적은 편이라니. 나는 평소에도 10년 이상 한 가지 업에 몰두하는 사람을 신기해하곤 했다. 어떻게 질리지 않고 하나의 일에만 집중하여 전문성을 키울 수 있을까. 취미조차 나는 3개월 이상 가는 것을 찾기 힘들다. 열심히 3개월 하다가도 관두고, 그리고 한 1년 후에 다시 할까 말까. 왜냐면 3개월 후면 새롭고 즐거울만한 취미 거리가 생기기 때문에!(자극추구)

이전에는 난 왜 이렇게 하나를 뚝심있게 꾸준하게 못할까 자책했는데, 이제는 이 인내력이 적은 기질을 탓하기 보다는 이제는 N잡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일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 N잡러를 다룬 적이 있다. N잡러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돌아봤을 때, 작은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케어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스스로 장인이 될 사람은 아니라고 파악했다. 그래서 한 가지 업에 몰두하기 보다는, 여러가지 일을 번갈아 한다. 한 가지 일을 하다가 지겨워지면 다음 일로 넘어가고, 다음일이 지겨워지면 그 다음일로. 그 저자는 작가, 서점주인, 이벤트 기획자 총 3가지의 직업을 돌아가면서 하고 있었다. 그 삶이 매우 부럽고, 어쩌면 나의 기질에도 그런 삶이 맞지 않을까? 세상이 규정한 직업과 직장에만 머무를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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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에는 3가지 척도가 있는데 자율성/연대감/자기초월이라고 한다. 정확히 기억나는 건 자기 초월은 낮고 연대감은 높았다. 내가 높은 '사회적민감성'으로 힘들어하는데도, 사람들을 좋아하고, 믿고, 또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하는데 이러한 특성이 '연대감'이 높은 것과 부합하는 듯 싶다.

(성격에 대해서는 기억나는 부분이 적어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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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과 기질 중 내가 갖고 있는 것과 가지지 못한 것이 좋고 나쁜 특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떤 특성은 버겁고, 어떤 특성은 아쉽고, 어떤 것은 좋고, 또 다른 어떤 것은 용납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마케터로서, 자식으로서, 친구로서의 나의 역할과 이 좋고 싫은 특성들을 겹쳐보면 나의 탁월함이 더욱 잘 보인다. 나는 사회적 민감성이 높아 주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이 느껴지진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잘 알아차리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말을 조심스럽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얻을 수 있었다. 때문에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은 있지만, 나와 척을 진 사람은 거의 없다.

 높은 연대감으로 인해, 좋은 영향력을 주는 일을 할 때면 동기부여가 매우 잘 되는 편이다. 가끔 오지랖이 아닐까 걱정스러울 수 있지만, 주변 친구들을 돕고 위로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다. 나는 이 연대감 높은 성향을 잘 발전시켜서,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도 모두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자극 추구 성향은 마케터로서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감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자극 추구는 높고 위험 회피는 낮은 편이라 걱정 없이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던 게 언젠가는 문화적 자원이 되지 않을까.

 

 자신 스스로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오래걸리는 일이다. 나는 인내력 기질이 낮은 게 아쉽고,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것이 조금 버겁듯이. (인내력이 있다면 지속하는 게 쉬울 것 같아 부럽고, 외부 자극이 너무 많이 들어오는 탓에 피곤하니 사회적 민감성이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100% 이해받고 싶은 욕구가 있어, 나보다는 남에게, 특히 연인에게 이해받고 싶은 욕구를 더욱 드러낸다. 사실 사랑하면 상대방의 연약한 모습도 귀엽고 사랑스럽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사람들이 사랑에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렇게 불에 뛰어들어가는 불나방처럼 자꾸 도전하는 게 아닐까. 사랑도 좋지만, 지금의 나는 오래 걸리는 그 '자기 수용'의 과정을 견뎌보고 싶다.